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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이유없이 반항하고 싶을 때 락이 있었고, 진하게 예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땐 클래식과 재즈가 있었어요. 사실, ‘음악이 없으면 나는 죽는다’라고 할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하지만 음악이 없다면 삶의 보람이 없겠죠.”
바 한 구석 그의 음반 진열장엔 빼곡한 CD의 수만큼이나 많은 LP들이 가득했다. 그러고 보니 가게
벽면을 가득 장식한 데코레이션 역시 오래된 LP 케이스이다.
“원래 음악 좀 듣는다고 했던 사람들이 LP를 많이 듣죠. 사실 CD나 MP3가 주지 못하는 감정,
LP를 통해 느낄 때가 많아요. 저도 가게에서 즐겨 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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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부터는 걷잡을 수 없었죠. 아프리카의 전통음악, 브라질의 삼바
등등에 이르기까지... 흔히들 월드뮤직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해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월드뮤직이라는 건 그냥 그 나라의 음악인거죠. SG워너비나 이효리의 음악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월드뮤직이에요.”
그는 자신의 이름 앞에 ‘월드뮤직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붙는 게 달갑잖은 듯 했다. 모두들 ‘프로페셔널’이
되기를 원하는 사회, 그의 색다른 시각이 재미있다.
“대한민국에 월드뮤직 전문가가 얼마나 되겠어요? 적어도 한 나라에 가서 그 나라의 문화와 모든 것을
다 알아야지 전문가죠. 저 역시도 남들보다 월드뮤직을 좀 일찍 듣고, 좀 많이 들어서 남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입장이 된 것 뿐입니다. 그저 그것 밖에는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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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조금 더 공격적인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2003년 봄에 배우
김미숙씨를 진행자로 세웠어요. 김미숙씨가 바쁠 때마다 제가 땜빵용 DJ로 뛰었어요. 2006년 4월까지
‘세상의 모든 음악’에서 일하다가 MBC FM에서 새벽 4시 심야에 방송하는 뮤직스트리트 3부를
맡게 되었죠. 듣기 쉬운 시간은 아니에요.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가 뛰어난 청취자들이
많아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인데다가, 정말 색다른 음악을 다루는 전문 음악프로그램이거든요. 우리
프로그램은 매일 밤, 전국에 분포된 수 천 개의 편의점 직원들과 편집 디자이너들, 홈쇼핑 운영자들과
그림 그리시는 분들의 친구가 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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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도 여행지에선 이방인으로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도시는 조금 달라요. 이민자들이 많은 도시어서 그런지 이방인에 대한 배타적인 모습이 없어요.
그 도시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참 인간답게 산다고 느꼈어요. 사는 재미가 있죠.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날 좋으면 바닷가 가서 일광욕하고 그렇게. 아직도 기억나는 일이 있어요.
바르셀로나에서 숙박할 장소를 못 찾아서 헤메고 있는데 왠 노파가 와서 계속 뭐라뭐라 말을 하는 거에요.
잘 들어보니 이런 내용이었어요. ‘너 동양인이니까 동양인 사는 데로 데려다줘야겠네? 거기 찾는 거지?’
따뜻하더라고요. 예전 우리네 어린 시절 시골 인심처럼. 사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모르는 사람한테 무턱대고
말 걸면 미친 사람 취급 받잖아요. 그런데 거긴 아직 그런 투박하고 따뜻한 모습이 남아있었어요.
그런 인간적이고 쿨한 모습이 부러웠지요.”
그는 여행 가기 전에 먼저 음악으로 그 여행지를 만난다. 그가 추천하는 여행지와 어울리는 음악에
대해 들어보았다.
“바르셀로나 얘길 안 할 수 없네요. 그 곳에선 꼭 플라멩고를 들어보세요. 피카소 박물관 사이의
구길에 위치한 바에서 내내 플라멩고 공연을 해요. 조그만 스테이지에서 빨간 옷을 입은 무희들과 플라멩고
기타리스트들이 흥겨운 음악에 맞춰 공연을 합니다.
또 하나 카탈로니아 광장에 쥐리시라는 까페가 있어요. 그 까페에 앉아 있다보면 광장 가에서 악단들이
나와서 공연을 합니다. 집시공연과 플라멩고 공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죠.” 그에게 있어 음악이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라면 여행은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여행을 많이 하면서 가장 슬펐던 것은 원래 우리 것이었던 따뜻하고 인정 넘치는 마음이 더 이상
우리 것이 아닌 이방인의 것이 되었다는 사실이에요. 여행이 우리 안에 숨어있는 따뜻한 마음을 찾아가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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